삼성생명이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보험사 중 두 번째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펀드 운용 실적이 낮고, 은행·증권사에 비해 영업망이 부족해 보험사만의 특화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SA에는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ELS·ELB)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이 담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부터 최저가입 기준이 100만원 이상인 신탁형 ISA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ISA는 투자자가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신탁형 ISA와 투자 성향에 따라 회사가 추천하는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일임형 ISA로 나뉜다.
삼성생명 ISA 상품은 예·적금, 채권형 펀드 등 안정적인 상품들 위주로 편성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사 고객 성향 자체가 안정적 수익을 중시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상품 편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로 채권형 펀드와 예적금 위주로 라인업이 돼 있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주식형 펀드도 가입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보험사 최초로 ISA상품을 출시한 미래에셋생명은 최저가입 한도가 1만원에 불과하다. 삼성생명 ISA가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편입시켰다면, 미래에셋생명은 주식형 펀드 위주로 구성된다.
보험사들이 ISA에 담아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에서 '빅3' 생보사의 위탁운용사들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해외 주식형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10.07%, 한화생명은 -22.11%, 교보생명은 -10.15%에 불과했다.
이 밖에 보험사의 ISA 시장 진출이 미진한 데엔 부족한 영업망,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보험상품 미 포함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인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도 점포 수는 전국 50~60개 수준에 불과하다. 당장 ISA 판매가 가능한 인력 양성부터 상품 개발까지 돈이 들어갈 곳도 많다.
이 때문에 현재 신탁업 라이선스를 보유해 ISA를 출시할 수 있는 보험사는 6개사지만, 2개사만 ISA에 진출했다.
신탁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삼성화재 등 6개사다.
최근까지 실적만 봐도 보험사 ISA는 은행과 증권에 비해 턱없이 열세다.
지난달말 기준 은행은 900억원 이상 실적을 올렸지만 미래에셋생명은 3억3000만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한편, ISA 가입자는 업종별로는 은행이 93만9829명(91.4%), 증권사가 8만7367명(8.5%), 보험사는 437명이 가입했다. 유치금액 기준으로 보면, 가입자들은 은행 계좌에 3337억원(56.7%)을 넣었고, 증권사에는 2539억원(43.1%)을 투자해 가입자수만큼 큰 격차가 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