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를 대규모로 유치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은 비자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민박을 활성화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유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 한류 인기를 바탕으로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마이스(MICE)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2020년 방일 외국인 수를 2015년의 두 배가 넘는 40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3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재 하에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이 같은 목표가 수립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73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의 1341만명에서 47.3% 늘어난 수치다.
일본 정부는 또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도 2020년에 8조 엔(약 82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또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의 3조4800억 엔의 두 배 이상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방일 관광객 유치를 중점적으로 전개하는 20개국 가운데 비자가 필요한 중국과 인도 러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을 대상으로 비자발급 요건을 완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아울러 도쿄 아카사카와 교토 영빈관 등 공공시설을 개방하고 문화재를 중심으로 관광거점 200곳을 정비할 예정이다.
관광객 유치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는 호텔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행자들이 일반 주택에 머무를 수 있는 민박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도 모임과 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 전시회 등을 뜻하는 마이스 정책을 수년 전부터 추진한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기업이 사원 성과 보상과 동기 부여를 위해 실시하는 인센티브 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사례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의 적극적인 유치에 힘입어 최근 아오란그룹 직원 6000명이 포상휴가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중 1차로 한국을 찾은 4500명이 지난 28일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인천시는 이번 방문에 따른 경제효과가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5월에는 중국 보건제품 생산업체 난징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 직원 8000명이 9일간 순차적으로 서울을 방문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모두 인프라 정비와 규제완화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본은 여관업법 영업 허가를 받지 않으면 민박이 불법이기 때문에 민박 사업을 확대하려면 해당 주택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러나 여관업계의 반발 등 이해 관계가 얽혀 조정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