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야간ㆍ휴일 진료 월 평균 94만건…의원급은 전무

입력 2016-03-3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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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 사는 워킹맘 김모(34)씨는 여섯 살짜리 딸아이가 밤에 열이 38도까지 오르며 아프고 열이 내리지 않아 택시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진료비가 비싸지만 동네 의원은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소아의 병의원 야간ㆍ휴일 외래 진료 건수가 연간 약 1100만건, 월 평균 94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원급 의료기관은 진료 건수가 거의 없어, 의원급 의료기관의 야간ㆍ휴일 진료는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서울대학교병원 주최로 ‘소아 야간ㆍ휴일 진료체계’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30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에서 수행한 ‘소아 환자 야간ㆍ휴일 진료체계 구축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야간ㆍ휴일 가산수가 청구건수 분석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약 1100만건의 청구가 있었다. 이는 월 평균 약 94만건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대부분은 주말과 공휴일에 쏠려 있다.

청구 사례를 살펴보면 소아의 연령은 2~3세가 가장 많고 진료 수준은 응급실보다는 외래로 진료 가능한 ‘경증’ 환자가 약 42%(약 174만명)를 차지했다.

또한, 전체 청구 의원 2만5747개소 가운데 하루 3건 미만으로 청구한 의원이 94.8%(2만4405개소)에 달해 의원급 의료기관은 진료 건수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공급자의 참여를 다각적으로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야간ㆍ휴일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9월부터 아이가 늦은 밤이나 휴일에 갑자기 아플 때 갈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시작해 총 16개의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했으나 현재는 11개 병원에서 정상 운영 중이다.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면 월평균 1500만원(연 1억8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지난해 달빛어린이병원 1개소 당 야간ㆍ휴일에 평균 약 3만4000명의 환자가 방문했다.

현대리서치연구소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달빛어린이병원 이용 환자 보호자 중 조사동의자 9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달빛어린이병원의 소아진료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률은 80.0%로 나타났다.

‘재방문 의향이 있다’ 85.5%,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 82.0%로 만족도가 높았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없었을 경우 응답자의 77%는 응급실을 방문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등 공급자 단체에서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아동병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으며, 주간에도 진료를 하기 때문에 이들이 대형마트 역할을 해서 동네병원이 붕괴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개원의(단독 및 연합개원)는 주로 기존 병원 시스템을 활용한 대안(응급센터 내 야간 외래 개설 등)을, 병원근무자(봉직의 및 대학병원 교원)는 개원의의 순번제 야간진료 담당을 적절한 대안으로 보고 있었다.

연구팀은 공급자 참여유도 방안으로, 의료시장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의료기관 내 야간ㆍ휴일 소아외래운영 △의원급 의료기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소청과의원 연합제 및 요일제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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