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주(州)의 주도인 라호르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27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65명 이상이 숨지고 약 300명이 부상했다. 어린이와 여성을 겨냥한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에 미국 백악관을 포함한 전세계가 비난 성명을 내고 있다.
이날 주요외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테러범 1명이 사고 어린이공원 입구에서 자폭, 최소 65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고 있다. 현지 언론 '돈(DAWN)'은 "사망자 대부분은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공원에는 부활절을 맞아 기독교도들이 행사를 열어 평소보다 인파가 많이 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의 강경 분파인 자마툴아흐랄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직의 대변인 에한술라흐 에흐산은 익스프레스트리뷴과 통화에서 "우리는 부활절 행사를 하던 기독교도를 공격했다"며 "이는 연간 순례 공격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라호르 지방정부 관계자는 AFP 통신에 "사망자가 65명으로 늘었고 구조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군에 지원을 요청해 현재 군인들이 구조작업 등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공원에서 베어링이 발견됐다며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구급차가 모자라 부상자들은 택시와 자가용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병원 영안실도 부족한 상태다.
펀자브 주당국은 시민들에게 헌혈을 촉구했으며, 병원에는 헌혈하려는 시민들이 대거 몰렸다. 주당국은 또 비상사태와 사흘간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어린이와 여성을 겨냥한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에 대해 전세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테러 소식을 접하고 분노와 함께 곧바로 성명을 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강한 어조의 성명을 내고 "비겁한" 테러를 규탄했다. 백악관은 곧바로 파키스탄 당국과 테러리즘 척결에 협력할 뜻을 밝혔다.
인도 총리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에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하고 테러 대응에 협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전체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도이며, 힌두교와 기독교 신자는 소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