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식음료회사 중 하림, 동원, 농심, 삼양사, 애경 등 5개사를 대기업집단 지정대상으로 점찍고 지난 1월 자료제출 공문을 보낸 가운데, 팬오션 인수 등으로 덩치를 키운 하림이 2016년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김 회장이 병아리 10마리를 시작으로 국내 최대 양계 생산과 유통그룹으로 우뚝선 기업이다. 김 회장은 11세때 축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외할머니에게 선물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정성껏 키워 판 돈으로 100마리를 다시 구입해 이를 되팔아 고등학교 때에는 닭 4000마리, 돼지 30마리를 길러 사업가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지난 1978년 육계농장을 차려 꾸준히 성장해 1986년 지금의 (주)하림을 설립했다. 이후 육가공 부문 국내 최대 기업으로 성장과 성장을 거듭하면서, 천하제일사료 인수, NS홈쇼핑 설립 등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갔다.
닭고기와 육류부분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하림은 지난해 팬오션을 인수해 덩치를 한번에 키웠다. 팬오션 인수는 유통망 확보와 비용절감은 물론 특히 하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옥수수와 대두박 등 사료의 원료 공급을 원활히 하기위한 전략에서 김 회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 작품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등에 나타난 하림의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난 8조775억원으로 추정된다.
하림그룹 내부에서는 '대기업집단' 새내기가 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짙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경영자연구회에서 강연을 통해 "올해 하림그룹이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공정거래법 등 20개 법률에 걸쳐 35개 규제를 새로 받게 된다"며 "기업 규모에 따라 차별적인 규제를 하는 현 상황에서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어려워 성장을 마냥 즐겁게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하림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등 새로운 규제를 받는다. 하림그룹은 당장 내부거래 비중도 줄여야 한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58가지 지원이 중단되면서 동시에 16가지의 규제를 받고,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할 때 35개 규제가 더해진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기업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동원과 농심의 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조9531억원, 4조8112억원으로 추정된다. 자산총액 집계는 상장사의 경우 2015년 기준 감사보고서를 기초로 했고, 비상장사는 2014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동원과 농심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5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과 농심은 각각 2002년과 2003년, 2004년과 2005년에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바 있다.
삼양사와 애경의 자산총액은 각각 4조1594억 원, 3조5491억 원으로 추정된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5조원과는 차이가 있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