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정신감정 위해 입원…배우자·자녀만 면회 가능”

입력 2016-03-2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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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후견인 지정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입원 중 면회를 배우자와 자녀에게만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23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50여분간 성년후견 개시 신청 3차 심문을 진행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신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 회장 면회를 부인인 시게미스 하츠코(重光初子)씨를 비롯해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자녀들과 법률대리인에게만 허용하기로 했다. 가족은 일주일에 2회 각 1시간씩, 대리인은 일주일에 1회 1시간으로 면회를 한정하기로 했다.

성년후견을 신청한 신 회장의 넷째 여동생 정숙씨의 법률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이날 심문에서 신 회장측이 SDJ코퍼레이션 관계자의 면회나 병실출입을 요구했지만 공정성을 해칠 수 있어서 반대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 법률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성년후견인 제도 취지가 신 회장의 이익 보호를 위해 어떻게 잘 보좌할지를 정하는 절차”라며 “신청인과 신동빈 회장 측이 지나치게 적대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혈육 입장에서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양측은 면회인 범위 결정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각 10분여간 두차례나 휴정했다. 신 회장 대리인들은 휴정 중간 법정에서 나와 서로 상의를 하거나 전화통화를 했다. 신 회장 측은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병실 출입을 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나 정숙씨 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 역시 공정성을 우려해 가족 외 면회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차 심문에서 신 회장은 다음 달 중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2주가량 정신감정을 받기로 결정됐다. 5월 초에는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심문은 결과가 나오는 5월까지 미루기로 했다. 다음 심문에서는 감정결과를 두고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숙씨는 지난해 12월 서울가정법원에 정신이상을 이유로 신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후견인은 신 회장의 재산관리 등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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