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7개 보험사의 부동산 담보대출금액이 지난해 한 해 동안만 4조 남짓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가 저금리 시대 신규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에 나선 것이지만, 리스크 관리에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대형 생명·손해보험사 7개사 부동산 담보대출 총 잔액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39조1735억원이다. 지난해 1월(34조5407억원) 보다 4조6328억원(13.4%) 증가한 금액이다. 10달새 4조원 넘게 대출잔액이 증가한 것이다.
‘빅3’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중 부동산담보 대출 잔액이 가장 큰 보험사는 삼성생명(13조581억원)이다. 한화생명(4조4294억원)과 교보생명(4조1479억)이 뒤를 이었다.
생보사 중 증가율이 높은 보험사 역시 삼성생명(20.7%)으로 지난해 1월 보다 2조2430억원 증가했다. 한화생명(13.5%)과 교보생명(7.5%) 그 다음으로 높았다.
이는 다른 대출 형태인 보험약관대출과 신용대출의 규모가 변동이 없거나 소폭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약관대출(-0.24%), 신용대출(-10%)이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약관대출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기 때문에 대출잔액이 증가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관대출은 납입한 보험료 안에서 대출받는 것으로, 계약자가 보험 해약 환급금의 70~80% 내에서 대출 받는 제도다.
‘빅4’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중 부동산담보 대출 금액이 가장 많은 보험사는 삼성화재(8조1931억원)다. 현대해상(3조6284억원0, 동부화재(2조9839억원)가 뒤를 이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현대해상(16.7%)으로 5197억원으로 증가했다. 11% 증가폭을 보인 삼성화재가 그 다음으로 높았다.
손보사 역시 같은 기간 약관대출과 신용대출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각각 약관대출(-1%), 신용대출(-26.2%)이 감소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데엔 보험사의 적극적인 신규 수익원 확보 전략과 은행에 버금가는 금리 경쟁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 사이트 ‘금융상품한눈에’에 공시된 주택담보대출 금리 현황에 따르면, 한화생명(3.1%)이 국민은행(3.27%)과 농협은행(3.19%)보다 금리가 더 저렴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보험사가 새로운 영업 전략으로 부동산 담보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부실 대출이 되지 않기 위해 엄밀한 자산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