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설’로 불리는 앤디 그로브 전 인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항년 79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현 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앤디 그로브의 타계 소식에 큰 슬픔에 잠겼다”면서 “앤디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여러차례 실제로 일어나게 했고 여러 세대에 걸쳐 과학기술자들과 기업인, 그리고 기업 리더에게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그로브는 수년간 파킨슨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브는 정보화시대를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1936년 헝가리 출생인 그로브는 4살 때 고열을 앓다가 청력을 크게 잃었다. 그는 1957년 21살이 된 해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시립대학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했으며 1963년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반도체업체 페어차일드 출신인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1968년 ‘스타트업’인텔을 창립할 때 가장 처음 직원으로 발탁됐다. 그는 인텔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려놓은 인물로 샐러리맨의 신화로도 불린다. 인텔의 창립멤버인 그로브는 1979년 인텔 대표에 올랐으며 1987년에는 CEO직에 올랐으며 1997년부터 2004년까지 회장직까지 지냈다. 그가 재임 당시 인텔은 386, 팬티엄 등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내놓아 PC 컴퓨터의 혁신을 이끌었다. 그 사이 인텔의 매출 규모는 19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로 성장했다.
그의 사업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저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High Output Management)’는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이날 그로브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팀 쿡 애플 CEO, 페이스북 이사 마크 안드레센, ‘실리콘밸리의 큰손’으로 불리는 벤 호로위츠 등 실리콘밸리 유명인사들이 SNS에 추모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