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하면 2020년 안에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5% 줄어들고 일자리가 100만 개 가까이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국제회계컨설팅 회사 PwC는 영국 재계단체 영국산업연맹(CBI)의 의뢰로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오는 6월 23일로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결정된다면 2017년이나 2018년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최저 제로(0) 가까이 되고 2020년에는 GDP 규모가 5% 증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1000억 파운드(약 169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영국은 최근 수년간 2%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브렉시트로 EU 경제권에서 벗어나면서 각종 무역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브렉시트 직후 유럽 내 다른 지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곧바로 체결한다고 해도 GDP 규모가 EU 잔류 때보다 3%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고용시장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2020년 일자리가 약 95만 개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실업률은 EU 잔류 때보다 2~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롤린 페어베언 CBI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는 EU 탈퇴가 생활수준과 고용, 경제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끼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면서 “브렉시트로 EU 규제 문제와 예산 기여 부담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무역과 투자 부문에 대한 악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CBI는 최근 회원사의 5분의 4가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다며 반(反) 브렉시트 진영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브렉시트 캠페인을 주도하는 단체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반박했다. 이 단체의 매슈 엘리엇 대표는 “EU의 재정지원을 받는 CBI가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