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대상선 관심없다” 정부 제안 거부

입력 2016-03-21 11:22 수정 2016-03-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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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사업 확장보다 車역량 집중” 의지… 6년 전 ‘건설’ 인수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갈등 무관치 않다는 추측도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상선 인수를 권하는 정부의 제안에 “관심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동차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함은 물론, 제수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호전되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글로비스는 최근 정부로부터 현대상선 인수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룹 측은 글로비스가 해운업(자동차 운반선)을 하고 있지만, 현대상선 사업 분야(컨테이너선)와 무관해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양한 사업 확장을 지양하고 자동차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정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자동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현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시숙과 제수 사이인 정 회장과 현 회장의 관계가 썩 가깝지 않다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의 갈등은 이미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 회장과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상당한 신경전을 벌였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과정에서 반전을 거듭하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승리했다. 처음에는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보다 무려 4100억원이나 많은 5조5100억원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제시한 금액 중 일부인 1조2000여억원에 대한 자금 조달에 대해 채권단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해각서를 무효화, 결국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손에 넣게 됐다.

이후 2013년 3월 현대상선 정기주주총회에서 현대차그룹이 우선주 발행 확대 등에 대한 정관변경에 반대표를 내지 않자 정 회장과 현 회장과의 관계가 호전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관계 회복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는 아니었다.

한편 21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15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정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처음으로 열린 제사에서 현 회장과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도 참석해 정 회장과 현 회장 사이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 경영과 관련한 이야기도 오갔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정 회장이 현대상선 인수에 관심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보인 만큼 형식적인 제사 참여 이상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현 회장은 앞서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데 이어 현대상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 등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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