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LG전자가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법인의 매출은 2조2769억2700만원, 누적 당기순손실은 1477억6400만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4년 매출 3조7783억9500만원, 당기순이익은 588억6900만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39%, 당기순이익은 6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중국 법인의 경우 3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20개가 넘는 해외법인 중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법인은 브라질이 유일하다.
LG전자 지난 1995년 브라질시장에 진출한 이후 1999∼2000년 브라질 경제위기 때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사업을 철수한 경쟁사들과 달리 브라질에서 끝까지 견뎌냈다. ‘엘리제’(LG의 브라질 발음)로 불리우는 LG전자는 브라질에서 이후 매년 성장을 지속해 신흥국에서 매출 규모가 큰 지역이었다. 브라질에 현지 생산법인을 갖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휴대폰 및 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브라질법인의 2013년 매출은 3조719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8.1%나 늘었지만 2014년 매출은 전년비 1.6% 증가에 그쳤다. 순이익도 2012년과 2013년에는 600~800억 원 수준을 기록했지만 2014년 209억 원으로 급감했다. 2014년 부터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며 2015년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브라질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브라질 법인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브라질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3.8%를 기록했다.앞서 브라질은 건전한 거시경제정책에 힘입어 지난 2010년 7.6%로 아시아와 같은 고성장을 기록한 신흥국 선두주자였다.
현재는 원자재 가격 추락과 투자 붕괴, 정부 지출 제약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호세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브라질 의회가 탄핵 절차를 재개하는 등 불안한 정치 상황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남미 불황 마케팅으로 ‘트윈워시’, ‘디오스 오케스트라’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TV 제품은 올해 ‘스포츠 이벤트 특수(特需)’를 기대하고 있다. 오는 6월 ‘유럽판 월드컵’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프랑스에서 열리고 8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계 올림픽이 개최된다.
또한 오는 31일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브라질에도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G5’를 출시한다. G5를 통해 브라질 스마트폰 경쟁에서 선방한다면 MC사업부를 중심으로 한 매출 개선도 기대된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올해 올림픽 특수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LG전자에 호재가 있지만 브라질이 환율의 변동성 및 정치적으로 불안하다는 악재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기본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