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또다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6시45분께 수도 앙카라의 크즐라이 광장 인근의 버스정류장이 있는 도로에서 차 한 대가 시내버스로 돌진한 뒤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이 발생한 곳은 공공기관이 밀집한 지역으로 총리 집무실과는 불과 200m 떨어진 곳이었다. 특히 도심지역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테러가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더 컸다고 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자폭 테러범 중 최소 한 명은 여성으로 보인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폭발은 크즐라이 광장 인근 상점의 유리창이 깨질 정도로 강력했다. 이날 테러로 현장에서 30명이 사망하고 4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특히 부상자 중 19명이 위중한 상태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테러는 차량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발생했다. 지난달 17일 국회의사당 인근 공군사령부 앞에서 차량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30여 명이 숨졌다. 당시 ‘쿠르드노동자당(PKK)’ 연계 테러조직인 ‘쿠르드자유매파(TAK)’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번 테러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나 터키 당국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또는 PKK 연계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는 최근 5개월 사이 폭탄 테러가 세 차례나 발생하면서 안보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앞서 터키 정부는 이틀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러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고 이를 확인한 터키 주재 미국 대사관도 앙카라에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이 지역을 조심하라고 경고했지만 결국 테러를 막지는 못했다. 터키 정부군과 반군은 2년간 이어진 휴전이 지난해 7월 깨지고 나서 충돌을 거듭해 수백 명의 사망자를 냈다. 터키는 쿠르드 반군뿐 아니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테러 직후 “우리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테러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로 끝날 것이며 테러리즘은 결국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