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에 대해서 이세돌 9단에게 부정적인 전망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IT와 과학계는 이세돌 9단의 최종승리 가능성을 0%라고 내다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ㆍ과학계 등은 인공지능이 1997년 체스 게임을 완전히 정복한 데 이어 2016년 바둑까지 평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딥러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조건이라면 이세돌 9단이 이기는 길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알파고는 고도의 최첨단 알고리즘을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에 얹은 수학"이라며 "알파고는 가능한 모든 착점에 대해 대국 끝까지 수읽기를 해서 가치 평가를 하지만 인간은 30∼40수 정도 앞을 내다보는 수읽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은 너무나 불공정한 싸움"이라며 "기계의 수읽기 시간을 제한하든지 아니면 수읽기 한도를 30~40수로 제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세돌 9단이 판후이와의 대국을 보고 알파고를 얕봤고, 무조건 이기는 수만 두는 알파고의 경기방식이 대국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 대표는 이세돌 9단이 안정적인 집내기 바둑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패싸움을 포함해 초반에 난전을 벌이면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않는 이상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이 9단의 승리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기존에 묘수나 정석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인간의 시야에서 본 최선의 해결책이었지만 알파고는 인간의 시각에서 '실수'로 여겨지는 수들을 놓고 승리했다"며 "알파고의 계산이 인간보다 훨씬 멀리 내다보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판후이를 꺾었을 당시 알파고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알파고 개발자 데이비드 실버는 알파고가 16만 개의 기보를 5주 만에 학습했다고 논문에서 밝혔는데 지난 5개월이라는 시간은 더 많은 학습을 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분석했다.
조환규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역시 "둘을 두는 횟수가 많아지면 컴퓨터가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다"며 이세돌 9단의 5전 전패를 예상했다.
조 교수는 "인공지능은 실수를 해도 돌을 두면서 빠르고 멀리 내다보는 계산에 힘입어 만회할 기회를 계속 만든다"며 "컴퓨터를 엄청나게 돌려 계산한 후 이겼다고 하는 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