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꽃샘추위는 온데간데없이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했고 멀리 치악산 자락이 훤히 보였다. 구도심과 붙어있는 이곳에 나무를 형상화해 설계한 건보공단 신사옥이 우뚝 서 있었다. 마치 3년 전 세종시를 보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 고층 아파트 공사도 한창이었다.
현재까지 원주에 이전을 완료한 10개 공공기관 중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단연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사옥이다. 1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26층)보다 한 층이 더 많은 지상 27층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부지면적이 9200평에 달하고 사업비가 1756억원이 투입됐다.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다른 건물보다 확연히 눈에 띄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전을 시작해 총 1431명의 직원이 지난달 이전을 완료했다.
세련된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건강보험 홍보관’이다. 1977년부터 현재까지 국민건강보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의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으로 출범한 건강보험은 12년 만인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 시대를 열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제도 전반을 소개하는 현재관, 빅데이터 맞춤형 관리와 ODA 등 건강보험 국제화를 담은 미래관도 눈길을 끌었다.
건보공단은 홍보관을 원주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주민 참여형 코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480석 규모의 대강당을 본관 내부에 두지 않고 건물 옆에 따로 둔 것 역시 주민들에게 개방하기 위한 배려다.
신사옥에는 직원들을 위해 농구와 탁구를 즐길 수 있는 체육관 시설도 갖췄다.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옥상정원도 두 군데나 있다.
최상층인 27층은 스카이라운지와 옥상정원으로 꾸며졌다. 옥상정원에 가보니 시야가 탁 트여 원주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치악산을 보며 휴식과 여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강원 원주 혁신도시는 359.6만㎡ 면적에 8843억 원을 투입해 부지조성을 완료했고, 2018년까지 근로복지공단 등 총 12개 기관 5853명이 이전할 계획이며, 이전이 완료되면 정주 계획인구 3만1000여 명 규모의 도시가 된다.
한편, 이날 성상철 이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단의 기본 목적인 보장률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민의 병의원 이용 부담을 줄여드리는데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 이사장은 2018년 보장률 68%대 진입을 이루고, 나아가 국민이 만족하는 보장성 수준의 기초를 닦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2018년까지 신규 보장성 강화 사업비 7.4조원을 포함해 약 27조원의 보험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2006년 공단부담금(급여비)은 21조원에서 2013년 39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보장률은 64.5%에서 62%로 떨어졌다. 가계직접부담 의료비는 2006년 20조원에서 2013년 36조원으로 증가했다.
성 이사장은 “무엇보다 비급여에 대해 합리적인 해소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필요한 비급여를 보험급여로 전환하고, 필요성이 낮은 비급여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추진 중인 건강증진사업을 건강도시인 원주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협력함으로써 전국민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로까지 확대해 국민의 건강수명을 향상시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