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SK그룹 계열인 싱가포르 소재 버가야인터내셔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내연녀를 지원한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8일 KBS보도와 SK그룹에 따르면 국세청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내연녀 김모 씨에게 8억5000만원대 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 버가야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버가야는 지난 2010년 2월 24일 싱가포르 정부에 설립 신고를 했다. 당시 설립 자본금은 1싱가포르달러짜리 주식 1주로, 주주는 구모 씨 한명이었다. 같은 해 3월 2일, 버가야는 주식을 SK에너지인터내셔널에 넘겼다.
이어 같은 해 3월 11일 버가야는 주주 총회를 열고 SK에너지인터내셔널에 1싱가포르달러짜리 주식 9만9999주를 배정해 자본금을 8000만원으로 늘렸다. 당시 SK에너지 싱가포르 법인장이던 이모 씨는 SK에너지인터내셔널 대표 자격으로 서명을 했다.
얼마 뒤인 2010년 4월 23일 버가야는 최 회장의 내연녀 김 씨가 보유한 서울 서초동 아펠바움 74평형 아파트를 24억원에 매입했다. 앞서 김 씨는 2008년 이 아파트를 8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김 씨는 2년 만에 8억5000만원대 차익을 챙긴 셈이다.
국세청은 이 석연치 않은 거래와 관련해 최근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세피난처인 싱가포르에 설립된 버가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김 씨의 아파트 매입자금 조성과 버가야의 운영 과정 등 전반적 탈세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금융당국에 외국환 거래를 신고하는 등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SK그룹 측은 “기존부터 언론에서 제기됐던 문제들로 진전된 내용도 없으며 사실 관계 확인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금감원과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냐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달 25일 국세청의 중수부로 알려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 70여명을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SK해운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오는 5월까지 일정으로 심층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