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스포트라이트에 속쓰린 일본…알파고 능가하는 바둑 프로그램 만든다

입력 2016-03-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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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국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본 동영상 공유사이트 ‘니코니코 동영상’을 운영하는 드완고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고 산케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드완고는 도쿄대, 일본기원과 손잡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딥 젠 고(DeepZenGo) 프로젝트’를 출범시킨다고 지난 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구글 산하의 인공지능(AI) 개발 벤처 ‘딥 마인드’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알파고를 능가하는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꾸려졌다.

드완고의 가와카미 노부오 회장은 “반년이나 1년에 걸쳐 알파고에 대항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딥 젠 고의 기반 소프트웨어는 일본 최강의 바둑 소프트웨어인 ‘젠’. 이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래머 오지마 요지가 만들어 2009년 컴퓨터 올림피아드에 처음 출전해 우승하는 등 일본 바둑 소프트웨어에선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바둑은 19x19로 반면이 넓고, 착수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 체스와 장기에 비해 컴퓨터가 이기기가 어렵다고 평가돼 왔다. 그러나 올해 1월 알파고가 2013~2015년 유럽 챔피언인 중국 출신 판후이와 다섯 차례 겨뤄 전승을 거둔 사실이 영국 과학지 네이처에 발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네이처에 따르면 알파고는 다른 바둑 소프트웨어와의 대전에서도 495전 494승(승률 99.8%)로 압도했다. 알파고의 특징은 딥러닝이라는 데이터와 경험을 스스로 배우는 기술이다.

드완고의 가와카미 회장은 “바둑 프로그램이 세계 최초로 프로 기사를 상대로 바둑에서 승리를 거둔 데에 충격을 받았다”며 “현재 일본 최강인 젠에 총력을 기울여 (바둑 소프트웨어는) 알파고 뿐 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젠 개발팀을 이끄는 가토 히데키 대표는 “적이 아닌, 라이벌 인간이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존재로까지 소프트웨어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연구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일본기원의 와다 유키오 이사장은 프로 기사의 참여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알파고는 9일 이세돌 9단과 서울에서 대전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에 이세돌씨와 대국할 수 있는 건 우리에게 큰 영광이며 이 도전에 매우 떨린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이달 초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승패에 관계없이 이 대국은 바둑 역사에서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며 “AI가 놀랄만큼 강하고, 또 계속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엔 내가 이길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다졌다. 대국은 다섯 번이며, 9, 10, 12, 13, 15일 각 오후 1시부터 시작, 상금은 1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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