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기 사장은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비상근 고문역으로 물러났다. 비상근 고문은 임원에서 물러난 후 예우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로 퇴직 수순이라 볼 수 있다.
기 사장은 지난해 2월 임원 인사에서 금호터미널 대표 자리를 내놓고 상근고문으로 물러났으나 발령난 지 한 달도 안돼 박삼구 회장이 그룹 대외협력 사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이는 박 회장이 당시 그룹의 가장 큰 과제였던 금호산업 인수 등 그룹 재건 마무리와 그룹의 대외 협력을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었다.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기옥 사장을 복귀시킨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박 회장은 그룹 곳곳에 필요할 때 마다 기 사장을 그룹 내부로 불러들였고, 이에 기옥 사장은 '곳간지기'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였다.
실제 기옥 사장은 2012년 12월 금호산업 총괄사장 당시 경영정상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은 두 달도 채 안된 다음달 24일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를 통해 기옥 전 금호산업 사장을 금호터미널 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지난해 또 다시 기옥 사장이 박 회장의 부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퇴진한 것에 대해 업계는 금호산업 인수 성공 등 그룹 재건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신뢰를 받으며 최 측근에 서 있던 기옥 사장은 1976년 입사한 이후 40여년간 그룹에 몸담으며 많은 성과를 낸 인물이다.
특히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에 오른 이후 재무통으로 입지를 굳혔고 2007년에는 금호석유화학 사장 자격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2009년 '형제의 난' 당시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아닌 형인 박삼구 회장 편에 섰으며 2010년부터 금호건설 대표, 금호터미널 대표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