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국방비 예산(중앙 정부 분)은 전년 실적 대비 7.6% 늘어난 9543억5400만 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비 증가율이 6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하지만 이는 10년 전의 3배, 일본의 3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여서 주목된다.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의 푸잉 대변인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5일 개막하는 전인대에 제출되는 2016년 국방비 예산 증가율이 전년 실적 대비 7~8% 사이라고 밝혔다고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의 국방비 예산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밑도는 것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공식 발표된 중국의 올해 국방비 예산은 9543억5400만 위안.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다만 경기 침체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 전년 실적 대비 증가율을 10% 이하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6.9%로 25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그쳤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성장률과 국방비 증가율의 괴리를 줄임으로써 국제 사회로부터 군비 확장에 대한 비판을 억제할 목적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국방비 증가율이 둔화됐다고는 하나 중국의 국방비 예산은 일본의 올해 국방비 예산에 비하면 훨씬 많다. 올해 일본의 방위 관련 비용은 약 5조 엔으로 잡았다. 중국은 이보다 3배 가량 많은 셈이다.
작년에 5677억 달러였던 미국과는 차이는 있지만 서서히 그 차이를 좁히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과 군사 거점화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을 감안해 해군과 공군 미사일부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전인대 정부 활동 보고에서 국방에 대해서 "군대의 혁명화·현대화, 정규화 건설을 전면 강화하고 국가의 안전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며 군대 강화를 서두를 생각을 표명했다.
국방비의 구체적인 용도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시진핑 지도부는 대규모 군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현행 230만명의 병력을 2017년까지 30만명 감축하는 한편 미국과의 갈등이 계속되는 남중국해 등을 염두에 두고 전략 미사일 부대를 증강할 방침이다. 사이버 공간과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담당하는 부대도 신설, 풍부한 예산은 최신 장비 도입 등에 충당할 전망이다.
중국의 국방비는 중앙 정부 분과 지방 정부 분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은 중앙 정부 분이 차지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푸잉 대변인이 밝힌 수치는 중앙 정부 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전인대에서는 개막 전날 대변인이 기자 회견에서 국방비 예산안을 발표하는 관례가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이후에는 전인대 개막전에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