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5)의 오른팔로 알려진 트레이시 브릿 쿨(31)이 ‘고효율’ 경영정책으로 버핏의 신임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버핏이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바탕으로 버핏으로부터 신임을 얻은 쿨의 경영전략의 핵심은 ‘인력 감원’에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쿨은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자회사 4곳을 회장 또는 최고경영자(CEO) 신분으로 총괄하고 있다.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쿨은 지난해 자신이 경영을 맡은 업체들의 인력을 대폭 줄였다. 그중 가장 높은 감원율을 기록한 곳은 주방용품 업체 팸퍼드 쉐프였다. 쿨은 지난 2014년 말 이 기업의 CEO직을 맡았다. 펨퍼드 쉐프는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17%에 해당하는 인력을 감원했다. 다른 기업도 감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버크셔 측은 구체적인 사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버핏은 그간 효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인물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직접 버크셔 사업부의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것을 꺼려왔다. 대신 이미 비용 절감에 나선 업체나 군살 없고 효율성이 좋은 기업을 사들이는 쪽을 택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쿨이 버핏의 ‘해결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버핏이 꺼려왔던 감원을 통한 효율성 개선을 쿨이 대신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버핏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트레이시는 내가 해야 하지만 너무 바빠서 또는 너무 게을러서 하지 못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 24세의 나이로 버크셔에 입사한 쿨은 버핏의 계열사 경영 업무를 보좌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2012년 그의 나이 28세에 액자 프레임 제조업체 라슨-줄, 페인트 제조업체 벤자민무어, 건축자재업체 존슨맨빌, 파티용품 유통업체 오리엔탈트레이딩 등의 경영을 맡게 됐다. 그는 해당 업체의 경영을 맡게 된 직후 두 곳의 회사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영입,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쿨의 노력은 적중했다.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벤자민무어의 세전 순이익은 30% 급증했다. 버크셔 대변인은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쿨이 운영하는 기업 4곳 중 3곳의 지난해 순이익 증가했으며 이 중 2곳은 역대 최고 순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