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유엔 주재 한국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에서 한국어로 북한의 추가도발 중단을 촉구해 시선을 끌었다. 오준 대사는 앞서 북한인권문제를 소재로 안보리 회의장의 눈물을 이끌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오준 유엔 대사는 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가 북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뒤 발언권을 얻었다. 이 자리에서 오준 대사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 주민만 힘들게 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오 대사는 "북한의 도발을 지금 멈추지 않으면 돌아오기 어려운 지점을 지나버릴 것"이라면서 "이번에 채택된 단호한 결의안은 북한이 비핵화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지도자들에게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북한에 대량살상무기가 필요하지 않은 이유까지 설명했다.
한국은 핵무기가 없어 한국을 겨냥한다면 북한도 핵무기가 필요치 않으며, 한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다가, 미국도 태평양 건너에 있는 작은 나라를 노리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미사일조차 필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아가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나의 민족이자 우리의 민족인 북한 주민만 고통받을 것"이라면서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라고 권유했다.
앞서 오준 대사는 유엔 안보리 회의장에서 가감없는 발언은 물론 적극적인 국위 선양, 탈북자와 북한인권에 대한 감동 연설로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남북이산가족 문제를 다뤄 감동을 준 주인공이다.
오준 유엔 대사가 북한인권문제가 2년 연속 공식의제로 가결된 지난해 12월 안보리 회의장에서 가슴 뭉클한 연설을 했다.
오 대사는 10대에 북한을 탈출해 어머니와 동생을 구출하는데 12년을 바친 탈북여성 이현서 씨의 사연을 소개해 참석 대표 및 방청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오 대사는 이현서씨가 영문수기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The Girl with Seven Names)'의 한 부분을 읽었다.
이어 그는 "(안보리)의장이나 본인, 그리고 이 회의장에 있는 그 누구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녀가 느끼는 부담을 결코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지난 12년 동안 날마다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아있기만을 기도하면서,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녀와 함께 거기에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오 대사는 "이제 우리는 그녀와 다른 많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전을 찾아 자신의 고향을 떠나 온 북한 사람들을 계속 기꺼이 맞이해야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들이 자기 고향에서 안전과 존엄성을 누리는 가운데 그들의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일 것입니다"라고 맺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앞서 오준 대사는 2014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남북이산가족 문제를 다뤄 이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