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⑤] 양파농사 기계화했더니 노동시간 ‘240→58시간’ 단축

입력 2016-03-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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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농사 수익 2012년 20조 10년새 65%↑… 농진청, 올 감자·배추·무 품종개량으로 ‘일관기계화’ 보급키로

이투데이-농촌진흥청 공동기획

“밭작물 농사가 논농사에 비해 훨씬 소득이 높은 상황에서 밭농업 기계화는 반드시 실현시켜야 할 과제다.”

밭농업 기계화의 필요성에 대한 농촌진흥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가 전체 쌀농사 수익은 2002년 10조1000원에서 2012년에는 8조20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밭농사는 13조원에서 20조원대로 급증했다. 그만큼 밭농업의 경쟁력이 높다는 방증이다.

이같이 밭농업이 농가소득의 주요 기반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기계화율은 2014년 기준 56%에 불과하다. 98% 이상 기계화에 성공한 논농업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기계화된 부분도 대부분 밭갈이나 농약 살포에 집중돼 있다. 씨 뿌리고 수확하는 등의 노동집약적인 작업은 여전히 기계화 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밭농업 기계화율이 낮은 이유는 개인당 밭 소유 면적이 작아 규모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밭농업의 경우 0.3ha대의 소농이 전체 농가의 85%에 이르다 보니 농기계 구입이 힘들다.

여름엔 벼, 겨울엔 밀, 보리와 같이 작목이 단순한 논과 달리 작목이 많은 특성도 밭농업 기계화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결국 수요 부족 탓에 관련 업체들도 밭농업 기계화 사업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농진청은 농업주권 확보를 위해서도 밭농업 기계화는 반드시 실현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밭농업의 기계화가 주춤할 경우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 밭작물 공급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수입산 농산물이 식탁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괴산콩의 사례처럼 단지화하거나 시·군에서 밭농사용 기계를 임대해서라도 집중적인 성과를 강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이 더딘 사업 진행 과정 중에서도 밭농업 기계화율을 내년까지 65%, 2019년까지 70% 수준으로 목표로 잡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이 같은 의지와 노력에 힘입어 2012년 농진청은 마늘·양파 생산 일관기계화 기술을 개발해 생산에서 수확까지 가능한 기계를 제작했다.

그 결과, 마늘의 경우 투입 노동시간은 손으로 했을 때 10a당 278시간 걸리던 것이 164시간으로 줄어 노동력이 41%나 절감됐다. 양파의 경우 241시간에서 58시간으로 76%나 줄었다.

이어 2013년에는 참깨 예취기(수확기)를 개발했다. 10a 수확에 0.6시간이 걸려 인력의 26배를 기록했다. 그만큼 농촌 일손 수요가 줄어든 셈이다.

2014년엔 잡곡 파종기 개발에 성공했다. 조, 수수를 트랙터를 활용해 파종할 수 있도록 부착기계를 개발해 10a당 0.7시간 소요로 인력의 21배 효과를 거뒀다.

이밖에 지난해엔 고구마 전체 재배과정을 기계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구마도 전체 기계화로 10a당 노동시간이 70시간, 비용은 145만2000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주요 밭작물의 기계화가 미흡한 기종을 우선 개발하고 8기종의 상용화를 완료했다.

참깨수확기·콩파종기(2013년), 잡곡 파종기·잡곡 수확기(2014년), 비닐피복 복토기·수집형 두류콤바인·고구마 정식기·고구마 줄기파쇄기(2015년) 등이 연이어 상용화돼 밭농업 기계화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농진청은 올해 밭농업 기계화에 주목하는 작물로 감자와 배추, 무 등을 꼽는다. 오는 2017년까지 농기계 작업에 맞는 표준재배양식 설정과 작목별 기계화 재배기술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밭농업 기계화 전용품종의 개발은 농진청에 새로운 청사진이다. 이는 기계 수확에 적합하고, 기존 수량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기능성이 우수한 밭작물 품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농진청은 난쟁이 수수 등 23개 품종을 개발한 상태다. 이어 내년까지 37개, 2019년까진 51개의 전용품종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밭농업 기계화 선도단지 육성과 교육,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7개소에 700ha 규모로 국산 콩 최대 생산을 위한 특산단지를 육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71개소에 10개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1560명을 대상으로 22개 과정의 농기계 교육도 실시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밭농업 기계화 사업의 경우 작목은 많은데 예산이 부족하니 수요가 많은 부분부터 하나씩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다 기반정비가 덜된 밭이 여기저기 소규모로 흩어져 있다는 점이 애로사항으로 지적된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무엇보다 민간기업이 밭농업 기계화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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