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에 ‘금융 선진화를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만찬 연설을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산업이 우리경제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역외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며 “UBS, ABN AMRO 등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경쟁의 범위를 세계시장으로 확대하면서 성장의 신기원을 맞이했듯이 우리 금융기관도 아시아 신흥경제권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해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우수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 및 기업의 금융서비스 수요가 다양화되는 데 대응해 신 금융상품 개발 등 새로운 업무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금융전문인력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우리 금융산업의 전문직 인력비중이 홍콩 및 싱가포르의 1/5 수준이라는 점은 전문인력 양성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서 “어떤 국내 금융기관도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지 않고서는 세계 유수 금융기관과 경쟁해 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학계에서는 전문인력 양성, 산학협력 등을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학계에서도 인재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금융기관의 대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외환위기 이후 인수ㆍ합병 등을 통해 국내은행의 대형화가 이루어져 왔으나 2005년 말 현재 세계 100대 은행에 포함되는 4개 국내은행의 평균 자산은 세계 10대 은행의 1/1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우리 금융산업이 빠른 시일 내에 선진 금융권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대형화도 더욱 진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국내 은행의 대출시장 쏠림현상에 대해서도 지적을 했다.
이 총재는 “은행의 경우 대기업의 자금차입수요가 줄어들면서 제한된 국내 대출시장에서의 점유율 제고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동안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동시에 또는 번갈아 가며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이와 같은 은행의 경영행태에 상당부분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대다수 은행들이 특정부문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일종의 쏠림현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