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 딜이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관리가 다시한번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KDB생명은 앞서 두차례 진행된 매각이 물거품이 된 이후 올해 하반기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ING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등 수개의 생보사들이 매물로 나온 상태여서 매각 자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상반기 산은캐피탈의 매각을 진행한 이후 하반기부터 KDB생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014년 4월과 9월 두차례 매각에 실패한 이후 2년만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서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PEF가 펀드 만기를 2017년 2월4일까지 연장했다"며 "산은이 상반기 산은캐피탈에 대한 매각을 마친 후 KDB생명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의 매각 작업이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시장은 무관심한 상태다. 현재 생보사들 가운데 매물로 나온 곳은 ING생명,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등이다.
ING생명의 매각 가격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ING생명은 고소득전문직이 고객층으로 포진한 상품 포트폴리오와 설계사 조직이 매력 있다는 평가다.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중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 등이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KDB생명의 경우 매각이 계속 지연되면서 시장 점유율과 함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인터넷보험 시장 1위 자리를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내줬다. 실적 역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4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2분기에는 38억원으로 감소했고 3분기엔 11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KDB생명의 경우 온라인보험에서 강점이 있지만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 다모아'가 출범하면서 신규 활로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공통된 업계의 지적이다.
이처럼 KDB생명의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자 산은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시간을 끌면서 KDB생명의 매각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비판에서다.
KDB생명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KDB칸서스밸류)가 최대주주이다. 산은은 2010년 이후 KDB생명에 유상증자 등을 포함해 총 8500억원을 투자했다. 산은 입장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시켜 매각 가격을 1조원으로 책정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 상태다. 실제로 두번째 매각 당시 DGB금융지주와 산은간 매각 가격이 차이가 커 무산다.
또한 산은은 대우증권 매각 당시 KDB생명을 패키지딜에서 제외했다. KDB생명을 포함 시킬 경우 대우증권의 매각도 실패로 돌아갈 우려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KDB생명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너무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떨어진 상태"라며 "산은은 자체적으로 KDB생명의 몸값을 높이려 준비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