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서’ 거부했던 부트로스 갈리 전 UN 사무총장 별세

입력 2016-02-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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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 후 첫 유엔 사무총장이자 제6대 사무총장을 지낸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사무총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3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그가 유엔을 이끌었던 기간은 유엔 역사상 가장 혼란스럽고 도전을 받았던 시기 중 하나였다”며 “유엔에 대한 그의 헌신은 확고하며 그가 남긴 족적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표들은 1분 동안 묵념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며칠 전 다리 골절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부트로스 갈리 전 사무총장은 이집트 외교관 출신으로 아프리카 출신의 첫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1992년 1월부터 1996년 12월까지 유엔을 이끌었다.

부트로스 갈리 전 총장은 아프리카 국가이면서도 아랍 국가인 이집트 출신이라는 점 덕분에 중동 사태를 해결하는 적임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취임 이후 이 지역에서 각종 분쟁이 터지고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부트로스 갈리 전 총장은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이 됐지만, 미국의 반대로 역대 총장(8명) 중 유일하게 연임에 실패한 인물로 기록됐다.

그는 재임 기간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대규모 기아 사태에 대한 해결에 나섰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미국의 비판을 들어야 했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에 대한 유엔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비판을 받았다.

유엔 내부에서는 부트로스 갈리 전 총장에 대해 미국에 맞서 유엔의 독립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반면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는 혹평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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