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17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께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지금까지 28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다쳤다.
이날 테러는 국회의사당 인근 공군사령부 앞에서 일어났으며 사상자 대부분 군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사상자가 15명 정도로 전해졌으나 현장 수습과 함께 이 숫자가 90명 가까이 불었다. 군과 경찰은 현장 주변의 교통을 통제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AP 통신 등 외신은 차량 폭탄 공격이 병력 수송용 차량을 겨냥했다면서 이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일 때 곁에 있던 폭탄 탑재 차량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도덕과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잔혹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내외에서 자행되는 이러한 테러 공격에 맞서는 불굴의 각오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도 벨기에 브뤼셀 방문을 취소하고 사태 수습과 폭발 원인 조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보안 당국마다 이번 테러 배후 세력에 대한 추정이 다르지만, 일각에서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쿠르드족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터키군은 지난해 12월부터 남동부 도시들에서 PKK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PKK는 앙카라 등지에서 여러 차례 테러를 저지른 바 있다. IS도 지난해 7월 남부 수루츠와 10월 앙카라에서 쿠르드족을 겨냥한 자폭테러를 벌여 모두 130여 명이 사망했으며, 지난달 12일에는 이스탄불의 최대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자폭테러를 저질러 독일 관광객 11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