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상승하는데 가격은 그대로… 2년 반째 ‘매각중’
900억 고수에 기관투자자 싸늘… 재무구조 개선 차질
MG손해보험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 중인 강남 본사 사옥 매각이 2년 넘도록 휴업상태다. 강남 지역의 빌딩임대 사업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도 MG손보가 높은 매각가를 고집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떠난 것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 위해 준비했다. 이후 신영에셋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뒤 지속적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IM(투자제안서)을 발송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MG손보는 매각주관사 선정을 철회했다. 매입한 가격보다 높게 받기 위해 적정한 인수자가 나타날때까지 기다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2년 6개월여가 지났지만 MG손보 본사 사옥 매각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옥을 매각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어떤곳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매각주관사도 선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G손보는 그린손해보험 시절 지난 2007년 본사 사옥을 760억원에 매입했다. 자베즈컨소시엄이 인수한 MG손보 입장에서는 매입가격보다 더욱 높게 팔아야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손실을 피할 수 있다. MG손보는 사옥 매각 가격을 900억원 이상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는 지속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MG손보는 지난해에만 총 1200억원 가량의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 또한,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지 한달만에 정리해고도 시행했다.
2013년 재출범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당장 가용자본이 줄어드는데 현재로선 자본 확충이 요원한 상황이다.
MG손보의 높은 매각가가 기관투자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MG손보가 매각 이후 임대가 아닌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기 때문에 매입자 입장에서는 수익률 관리도 문제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강남 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MG손보가 사옥 매각이 장기적으로 간다면 재무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MG손보의 대주주인 자베즈의 경우 더이상 MG손보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재무적투자자(LP)인 새마을금고 역시 계속되는 자금 지원으로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