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 대기업 HSBC홀딩스가 150년간 지켜온 그룹 본사를 현재 소재지인 영국에 두기로 결정했다.
HSBC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본사에 대한 검토 작업을 한 결과, 계속 영국에 남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 HSBC가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금융 위기 이후 규제 강화와 비용 상승으로 영국에 잔류하는 데에 따른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는 HSBC가 런던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현실화하는 듯 했다. HSBC가 작년 11월부터 2년간 상업은행 부문에서만 2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면서 150년간 고집해왔던 런던 본사를 청산하고 ‘출생지’인 아시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상업은행 부문이 축소되고 있는 영국 등 유럽과 달리 아시아에는 사업 확장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등 유럽 대형은행들은 은행권에 대한 규제 강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다 막대한 세금도 은행업계에는 부담이다. 2014년에 HSBC는 은행세로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3125억원)를 지불했다. 이는 영국에 소재한 은행 중 가장 많은 액수였다. 경쟁업체인 스탠다드차타드는 세전 순이익의 9%를 세금으로 냈다.
또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도 은행업계에는 불안 요소였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7년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영국이 EU 잔류 조건으로 내세운 초안을 작성했으나 28개 회원국이 전부 동의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영국에서 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오는 6월 치러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글로벌 금융허브로서 런던의 매력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에 HSBC가 본사를 런던에 두기로 결정함으로써 런던이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