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둔 유통가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유통가의 본격적인 대목 장사가 시작되면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와 본판매량이 증가하는 듯 곳곳에서 소비심리 회복 징후가 포착된다. 업계는 이 같은 소비 훈풍이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절을 맞아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 덕분에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설 선물 사전예약 판매가 작년보다 매출이 평균 약 50% 가량 증가했다.
이마트는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51.5% 늘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실시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이 55.4% 늘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연말에 소비심리가 다소 움츠러들었는데 사전예약실적이 좋은 만큼 이번 설날 선물세트 행사가 소비심리 상승과 내수진작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사전 예약판매 실적도 좋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예약판매량이 작년보다 24% 신장했다고 밝혔다.
소비 훈풍은 본판매까지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본판매(1월 22∼30일) 결과 매출이 20.0% 신장했고, 부문별로 정육 21.1%, 생선 24.3%, 건강식품 34.4%, 와인 31.1% 등의 신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본판매(1월 26일~2월 5일) 실적 역시 29.3% 늘었다.
선물세트 평균 구매 단가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본판매 열흘간 설 선물세트 전체 매출이 지난해 대비 8.9% 신장했고, 선물세트 평균 구매단가는 지난해에 비해 3.4% 오른 2만5066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까지 예약판매 매출 신장률 3.9%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며, 구매단가도 예약판매 평균 구매단가(2만4099원)에 비해 4% 가량 오른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2∼31일 40만원짜리 한우세트를 팔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1.7% 늘었다. '현대화식한우 매'(58만 원)는 준비한 200세트가 동나 50세트를 추가로 투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최상급 한우 등 100만∼500만 원대 선물 물량을 10% 늘렸으며 현재 85% 이상이 팔렸다.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 세트 사전 예약판매 기간(1월 2∼21일)에 50만원 이상 선물 매출은 지난해보다 116% 늘었다.
허리띠를 졸라맸던 기업들도 모처럼 소비심리에 불을 붙이고 있다. 기업들이 설 선물로 구매하는 상품권 판매는 작년보다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경우에는 지난해 대비 상품권 패키지 매출이 13% 늘었다. 상품권의 경우 대부분 임직원 선물용으로 쓰인다. 현대백화점의 상품권 판매 매출은 8.3% 증가했다.
업계는 이 같은 훈풍을 이어가기 위해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춘절 황금연휴를 맞아 한국에 오는 유커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15만7000여명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부가세 즉시환급제 도입은 물론 유커가 선호하는 브랜드 세일과 중국어 서비스,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판촉행사로 유커를 공략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올리브영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화장품 브랜드숍 매장이나 편집매장도 부가세 즉시환급제를 시행하고, 유커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에 유커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