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어떻게 위기 맞았나

입력 2016-02-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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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폰 이치” IT산업 글로벌화 ‘콧방귀’…내수만 의존하다 해외시장 수요 외면

1992년 3만 달러 시대를 열게 된 일본은 3년 뒤 ‘갈라파고스 경제신드롬’을 앓게 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된 1995년 일본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90년 초 고도성장기를 맞이한 일본은 ‘니뽄 이치(일본 제일)’에 안주한다. 이에 1995년 저성장기가 도래했을 당시 일본의 제조업(IT 산업)은 일본 시장에만 주력한다. 이는 글로벌화와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명분이 됐으며, 결국 세계시장으로부터 고립되는 갈라파고스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갈라파고스화란 자신들만의 표준만 고집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 일본 중소기업백서 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1991~96년 연평균 폐업 기업 수는 17만1559개였으나, 1996~99년 28만8147개로 68% 증가했다. 이후 1999~2001년엔 무려 33만개까지 이른다.

김기찬 세계중소기업학회장(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은 “폐업 기업 수가 늘어난 것은 일본 기업들이 좋은 기술력의 제품을 내놓지만, 이를 사주는 곳은 국내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당시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화에 성공했다면 결과를 달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내 중소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비율이 2005년 35% 이상을 차지했지만, 점차 줄어 이제 20%를 하회한다”라며 “결과적으로 내수시장 의존율이 높아지고 중소기업의 쇄국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정치적인 문제와도 연결됐다. 1993년 일본은 38년 만에 자민당에 의한 장기집권이 종지부를 찍고 사회당의 무라야마정권의 수상시대를 열게 된다. 그러나 무라야마 내각에서 1년 반 만에 다시 하시모코 류타로내각으로 바뀌어 자민당은 단독으로 정권을 구성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후에도 고이즈미, 아베 총리 등 단기 내각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잦은 정권 교체로 경제정책이 포퓰리즘화된 것. 이에 2013년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이 높은 나라를 살펴보면 일본은 약 250%로 미국(110%)보다 2배 이상 많은 빚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일본의 1995년 갈라파고스화를 보며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정신이 약화하는 것이 엄청난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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