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지배주주인 이어룡 회장 일가가 대신증권 및 계열사들에 대한 '친족 경영' 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양회문 회장의 별세로 인해 이어룡 회장이 등극, 7년간 이어온 전문경영인체제(김대송 사장)를 밀어내면서 예견됐던 대로 이어룡 회장-아들 양홍석 상무로의 빠른 3세 체제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대신증권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실적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홍석씨 초고속 승진...친족경영 '강화'
대신증권과 함께 대신증권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대신정보통신은 더욱 막강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신정보통신은 양 명예회장의 넷째딸인 회경씨의 남편인 이재원씨가 사장으로 있으며, 양 명예회장의 넷째아들 정현씨가 지분 10.59%를 가진 최대주주로 있다. 대신정보통신은 '돈'이 없어서 대신증권 지분을 늘리지 못하는 양재봉 회장 일가가 끊임없이 지분을 매입하고 있기도 하다.
독립성이 철저히 보장돼야 할 대신정보통신 감사 후보자로 현재 2000년 이후 7년째 감사를 맡고 있는 양 회장의 부인인 최갑순씨가 단독으로 올라있다. 최갑순씨는 셋째딸 미경씨가 운영하는 봉쉐르의 감사이기도 하다.
올해에는 이어룡 회장의 장녀 정연씨마저 불러들여 대신증권 기획실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친족경영...실적에는 '부정적'
문제는 이같은 친족 경영의 틀에 묶여 전문경영인의 입지가 위축될 개연성이 크다는 데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친족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대신증권 계열들의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느정도 신뢰를 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MF시절에도 김대송 사장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했던 대신증권이 양회문 회장이 사망하자 3세에게 안정적인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부인 이어룡 회장이 '중간계투요원'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그들만의 경영'이 '3세 승계'에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실적'에 있어서는 '마이너스'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지난해(2006년 4월~2007년 3월) 영업이익 12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위에 오른 대우증권(4437억원)의 4분의 1수준이며, 삼성(2359억원)과 우리(2259억원), 한국증권(2123억원)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다.
또 수탁수수료, 자기자본, 영업이익, 신종증권수수료에서 간신히 '5위'에 턱걸이 했을 뿐 총자산과 인수주선수수료,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7대(삼성, 대우, 우리, 현대, 대신, 한국, 굿모닝신한) 증권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인수주선수수료와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중소형증권사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투신운용은 2004년과 2005년 영업익과 순익이 모두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고, 대신정보통신은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 483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5%, 2.6%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