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해상, 박근혜표 ‘4대악 보험’에서 사실상 철수

입력 2016-02-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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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전무하자 상품영업 중단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이른바 ‘4대악 보험’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 코드에 맞춰 4대악 보험인 ‘행복지킴이 상해보험’을 판매했던 현대해상이 실적이 전무하자 상품 자체를 없앴기 때문이다.

그간 ‘4대악 보험’을 판매한 보험사는 현대해상이 유일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행복지킴이 상해보험에 대한 상품 소개 및 상담신청을 중단했다. 보험사는 자사가 개발한 상품에 대한 소개와 보험료 계산, 상담 신청을 홈페이지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해당 보험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현대해상이 행복지킴이 상해보험 판매를 중단한 이유는 출시 이후 판매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8대 대선 후보 시절 4대악인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을 근절하겠다는 공략을 내걸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4대악 척결범국민운동본부는 정부에 관련 보험상품을 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직접 나서 현대해상과 단독으로 행복지킴이 상해보험을 개발했다.

2014년 7월부터 현대해상이 판매한 행복지킴이 상해보험은 이른바 4대악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체보험 형식으로 가입하면 해당 지역 내에서 피해를 당한 취약계층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개인이 가입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상품 출시 후 지자체가 공동기금을 조성해 각 지자체 관할구역 내 대상자에게 무료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지자체들은 단체보험이다 보니, 예산 문제 등으로 가입을 기피했다. 결국 행복지킴이 보험은 출시 이후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보험업계에서는 4대악 보험은 출시 이전부터 실패가 예견됐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정책 홍보용으로 출시된 자전거보험, 녹색자동차보험 등이 시장의 외면으로 유명무실해진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대악 보험은 정부 공약이기 때문에 출시 전부터 포퓰리즘 상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책임져야 할 학교폭력 등에 대한 지원을 민간 보험사에 떠넘겼다가 실패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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