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송영한(25ㆍ신한금융그룹)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판도를 흔들었다.
송영한은 1일 끝난 JGTO 개막전 겸 아시안투어 SMBC 싱가포르 오픈(총상금 100만 달러, 약 12억500만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비롯해 26위 안병훈(25ㆍCJ오쇼핑)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대거 출전한 대회였다.
첫날 1언더파 공동 20위에 머물렀던 송영한은 둘째 날 무려 8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올랐고, 이틀에 걸쳐 진행된 3라운드에서도 2타를 줄여 단독 선두를 지켰다. 역시 이틀에 걸쳐 진행된 마지막 날 경기에서는 스피스의 맹추격이 이어졌지만 우승 기회를 잡은 송영한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스피스를 한 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JGTO에 데뷔한 송영한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2차례 차지하며 상금순위 14위를 차지, 평생 단 한 번뿐인 신인왕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맞는 두 번째 시즌이다. 아직 시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진행된 시즌 첫 대회였기에 JGTO 톱랭커들의 줄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상금왕 김경태(30ㆍ신한동해오픈)와 5위 가타야마 신고(일본)는 2라운드 성적 부진으로 컷 탈락했고, 상금순위 2위 미야자토 유사쿠(일본)는 공동 28위, 3위 이케다 유타(일본)는 공동 23위, 4위 후지모토 요시노리(일본)는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상금순위 톱10 선수 중에는 다니하라 히데토(일본ㆍ7위)가 유일하게 이번 대회 톱10(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톱랭커들의 줄 부진 속에서도 송영한의 플레이는 빛났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해야 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사실 송영한의 선전은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상금순위 14위에 머물렀지만 큰 대회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평균타수 부문에서는 70.72타로 7위에 오를 만큼 꾸준함도 갖췄다. 쇼트게임과 퍼트도 안정돼 이번 시즌 JGTO 판도를 뒤흔들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일찌감치 상금순위 1위에 오른 송영한은 오는 4월 14일부터 나흘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본토 개막전 도켄홈메이트컵(총상금 1억3000만엔ㆍ약 13억원) 전망도 밝게 했다.
귀여운 동안 외모 덕에 ‘어린왕자’라는 별명을 얻는 그는 현지 일본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신드롬을 일으킨 이보미(28ㆍ혼마골프)에 이은 JGTO 한국인 신드롬을 기대하는 것이 결코 ㅁ리는 아닐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