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의 대주주가 되면서 지난해부터 제기된 삼성카드 '매각설'은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37.45%)을 블럭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1조5400억원에 취득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지분 71.86%를 보유하게 돼 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속적으로 삼성카드를 괴롭혀왔던 매각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업계에서는 매각보다는 금융지주사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매각설은 지난해 연말부터 제기됐다. NH농협금융, IBK기업은행, 중국 안방보험까지 다양한 금융사가 삼성카드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거나 '인수를 검토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같은 루머가 번지자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과 이달 8일 총 두차례에 걸쳐 공시를 통해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 11일 사내방송을 통해 매각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그룹의 삼성카드 지분 매각설이 끊임없이 흘러 나왔고 이로 인해 주가도 약세를 보였는데 이 같은 매각설을 불식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년여간 계열사 통폐합을 진행하며 사업구조를 뜯어고쳤다. 이로써 복잡하게 얽혀 있던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간단해졌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2013년부터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자사를 비롯한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의 자사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됐다.
한편,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한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사업계획 타당성, 재무 건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6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지주사 형태나 요건에 따라서 절차와 기간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승인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