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지표 조작설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수장이 사정 대상에 오른 것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국가통계국의 왕바오안 국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왕 국장은 이날 오전 일본 경제 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경제 정세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낙마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기율 위반’은 부정부패 행위를 저지른 관료들의 혐의를 가리킬 때 쓰인다.
왕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락 압박을 받는 중국 위안화를 언급하고 국가통계국이 정리하는 공식 경제지표의 신뢰성을 옹호했다.
일각에서는 왕 국장이 받는 부패 혐의가 최근 해외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중국 지표 조작 논란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왕 국장은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 등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경제분야 관료다. 또 국가통계국 국장은 차관급이지만 기관장이며 국내총생산(GDP)과 물가상승률 등 주요 지표를 내놓는 국가통계국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국가통계국이 지난 19일 발표한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이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성장률이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 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철도 물동량은 15.6% 감소했다는 신화통신의 보도가 나왔는데 같은 기간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산업생산은 오히려 6.1% 늘었다”며 “중국의 수출과 제조업이 부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질 성장률은 4%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