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파리 테러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에 여행업체의 주가가 꽁꽁 얼어붙었다. 게다가 하나투어는 면세점 경쟁 심화에 따른 자회사 에스엠면세점의 이익 불확실성, 모두투어는 자회사인 자유투어의 대규모 적자에 따른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설연휴를 기점으로 투자 심리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여행업체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30일 11만5000원이던 하나투어의 주가는 이날 9만1300원까지 떨어지며 20.61%의 하락세를 보였다. 3만3700원으로 지난해를 마감했던 모두투어는 이날 3만2000원을 기록하며 5.04%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가 속한 코스피는 3.46% 하락했고, 모두투어가 있는 코스닥은 0.13% 내렸다.
여행주 주가 하락세의 원인으로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내달초 실적발표를 앞둔 하나투어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93% 하락한 87억원으로 추정된다. 모두투어는 8.16% 내린 41억원이 예상된다.
이 같은 여행업체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6월 메르스와 12월 파리테러에 따른 장거리 여행객 감소 때문이다. 장거리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평균단가(ASP)가 줄어든 탓이다. 게다가 위안화 절하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도 줄어들었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행업체의 주가는 ASP하락과 원화 약세에 따른 해외 출국자수 감소 우려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자회사도 발목을 잡았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1월 에스엠면세점 인천공항점을 개장했고, 이달 말 서울 종로구에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대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다 유통업 첫 진출에 따른 시행착오도 우려되고 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연간 200만명 이상의 패키지 여행객을 확보하고 있고, 하나투어의 본사 건물을 이용한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장밋빛 미래보다는 시내면세점 오픈 이후 상황을 점검하고 추정치는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자회사인 자유투어의 대규모 영업 적자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유투어 및 호텔전문학교 합산 영업적자 약 20억이 모두투어의 4분기 실적에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설연휴 해외여행 예약 증가는 여행주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설 연휴 보름전인 현재와 지난해 같은 시점을 비교시 미주지역 예약률은 128.1% 증가했다. 하나투어도 설연휴 2주전부터 지난해 설연휴 수준의 해외여행객이 이미 예약을 끝냈다.
지인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설날 연휴부터 센티멘털(투자심리)회복이 기대된다”며 “이어 4월부터 유럽 등 본격적인 장거리 수요가 증가하며 펀더멘탈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