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임을 자랑하는 애플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이폰이 출시 이후 처음으로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포함한 기업가치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이폰 판매 전망에는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분기 애플의 순익이 182억 달러(약 21조8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이폰 판매 감소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신 아이폰인 아이폰6S가 지난해 9월 출시됐기 때문에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는 2014년 4분기의 7450만대에서 소폭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1분기다. 최신 아이폰 출시 약발이 떨어지고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성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 대부분의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허버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아이폰 판매가 5000만대를 밑돌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00만대에서 급감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미 부품공급업체들을 통해 아이폰 판매 부진은 여러 차례 전망됐다. 코보, 다이얼로그반도체, 시러스로직 등 애플 주요 부품공급업체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모두 당초 기대치보다 1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초 부품업체 소식통들을 인용해 애플이 1분기 최신 아이폰인 아이폰6S와 6S플러스를 당초 계획보다 30% 감산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애플워치와 새 애플TV, 애플뮤직 등 새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판매가 감소하면 회사 전망에도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3년 전의 50%에서 크게 늘었다.
애플은 세계 1위 시총 기업이라는 지위도 알파벳에 빼앗길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애플의 시총은 5350억 달러로, 여전히 알파벳의 4850억 달러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50억 달러에 이르는 애플의 막대한 현금보유액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또 FT는 현금과 부채 등 자금조달 부문을 뺀 애플의 기업가치는 22일 기준 3990억 달러로, 4240억 달러를 기록한 알파벳에 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총에서도 알파벳은 22일 장중 한때 5000억 달러를 넘어 애플에 10% 이내로 바짝 추격하기도 했다.
애플은 26일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