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몸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환경운동연합이 21일 전했다.
환경운동연합과 월성원전 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가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에 의뢰한 주민 40명의 소변검사 결과 40명의 검사시료 전체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삼중수소가 검출된 주민 중에는 5∼19세 아동ㆍ청소년도 9명 포함됐다.
삼중수소는 핵분열 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로 주로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 원전에서 많이 발생한다.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백혈병·암 유발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게 환경운동연합의 설명이다.
다만, 이들에게서 검출된 삼중수소 방사성물질 농도는 리터(ℓ)당 17.3∼157Bq(베크렐)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시는 물 수질 기준치인 1만Bq/ℓ보다 낮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와 원전사업자는 기준치 이하라고만 하면서 방사성 물질에 의한 건강 피해를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며 "방사성 물질에 가장 민감한 20세 미만은 원전주변 역학조사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주민 이주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삼중수소는 자연ㆍ인체에 모두 존재하는 물질이며 체내에 흡수되더라도 대부분 땀이나 소변으로 나와 다른 방사성물질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월성원전은 삼중수소 제거설비를 갖춰 같은 형태의 캐나다 원전과 견줘 배출량이 8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한수원은 이어 지난해 동국대 등 전문기관 연구에서 가장 높은 삼중수소 농도를 보인 월성원전 인근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28.8Bq/ℓ였다고 밝혔다.
이 농도가 1년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피폭량은 0.000607mSv(밀리시버트)로 83년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더라도 흉부 엑스선 촬영의 피폭량(0.05mSv)에 불과하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