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그동안 경제ㆍ안보 방면에서 뚜렷한 개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래를 화두로 제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친숙한 민주당 테마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노동조합을 지지했으며 “경제 혼란을 초라한 것은 이민자와 저소득 미국인이 아니라 월가”라고 언급했다. 연설 대부분은 안보 이슈에 대한 자신의 리더십과 미국의 위치를 굳게 방어하는 한편 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선거 유세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거부하는 데 쓰여졌다고 WSJ는 평가했다.
또 올해 임기가 끝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정책적 과제보다는 자신의 후임이 달성해야 할 미국의 비전을 밝히는 것에 집중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 즉 가족을 위한 기회와 안전, 삶의 질 향상, 어린이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평화로운 세상은 모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이나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대한 불안 달래기에도 나섰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모든 중요한 국제 이슈에서 세계인들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을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는 슈퍼파워 때문에 우리가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무역 규칙을 정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했다.
이슬람국가(IS)에 대해서는 “이들은 근절돼야 할 살인자이자 광신자이며 파괴에 전력을 다하겠다”면서도 “IS가 현존하는 위협은 아니다. 3차 세계대전이 이들의 손에 달렸다는 주장은 지나친 것”이라고 꼬집었다.
쿠바와의 역사적인 국교정상화를 언급하면서 쿠바 제재 해제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등에 협조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번 연설에서는 최근 4차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국민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단독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방면에서는 역사상 최장 기간 연속 일자리 창출과 낮은 실업률 등을 강조하면서 “미국 경기침체는 소설을 쓰는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구 소득을 향상시키고 대학 등의 학비를 낮춰 중산층과 빈곤층의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저소득층의 세금 감면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농산품과 공산품의 수출 확대로 소득과 고용을 늘리고 아시아 무역 규칙을 정비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돼 중산층 소득 향상과 직결된다”며 의회에 TPP 조기 승인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