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세 조직은 해외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인수합병(M&A) 및 기술제휴 등을 통해 삼성의 혁신을 주도한다. 혁신의 중심지인 만큼 자유롭고 창의적인 공간 설계가 두드러진 이 곳에서 삼성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IT 생태계를 주도할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IT 장터’ 실리콘밸리서 개방형 혁신 선도= 손영권 SSIC(삼성전략혁신센터) 사장은 실리콘 밸리를 ‘장터’로 정의했다. 손 사장은 “실리콘밸리는 물건을 사고파는 역할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교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장터)이며 이 곳에서 삼성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리콘밸리는 이민자가 많아 인구 구성이 다양할 뿐 아니라 위험을 감수한 새로운 도전이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삼성에게 실리콘밸리에서 IT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DS부문 미주총괄의 슬로건은 ‘collaborate(공동작업)·innovate (기술혁신)·grow(성장)’이다.
삼성은 자체 연구개발(R&D)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제휴 및 벤처,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개방혁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손 사장은 “인수합병은 투자를 통해 지난해까지 1000개 이상의 회사를 봤다”면서 “다양한 글로벌 회사를 살펴본 덕분에 루프페이 같은 성공적 사례가 나왔고,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이 같은 사례를 만드는 것이 개방형 혁신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답게 DS부문 미주총괄 신사옥은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으로 꾸며졌다. 파티션으로 나눠진 사무실 이외에 수많은 회의 공간과 미팅룸이 마련돼 있었고, 수면룸부터 음악감상실까지 휴식을 위한 공간도 충분히 준비돼 있었다. 직원들은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신사옥 내 마련된 피트니스 공간에서 체력단련도 할 수 있다.
눈에 띈 점은 건물 중간에 구성된 정원이다. 총 10층, 3개 건물로 이뤄진 신사옥 몇 개 층은 탁 트인 정원으로 꾸며졌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배려다.
데이비드 은 사장은 “GIC는 실리콘밸리의 모범경영(best practice)를 가져오는 문화적 변화의 주도자”라며 “소비자들은 사용자경험(UX)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통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문화적 변화를 음식 ‘짬뽕’에 비유했다. 최고 수준의 삼성 하드웨어에 혁신적인 소프트웨어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데이비드 은은 다양한 학교, 전공, 회사의 인재 영입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분석·결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GIC는 2012년 하반기 설립된 이후 혁신기업 인수합병, 전략적 투자, 신생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인큐베이션을 진행해 오고 있다. GIC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사례는 2014년 8월 미국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 ‘스마트싱스’와 지난해 4월 미국 ‘루프페이’ 인수다.
루프페이가 보유한 MST(마그네틱 보안전송) 기술은 지난해 출시된 ‘삼성페이’의 핵심 기능으로 포함됐고 스마트싱스가 가진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역시 삼성전자 스마트홈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데이비드 은 사장은 △IoT 기반 연결 단말기 △모바일 커머스(결제시스템·월릿) △VR(가상현실)기기 등을 미래 기회가 큰 분야로 꼽았다.
GIC는 주로 초기투자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투자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IoT, 보안솔루션, 디지털 헬스, 가상현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의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데이비드 은 사장은 “다양한 투자와 인수를 하고 있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인수 이후 통합활동(PMI)으로, 인수 기업의 향후 목표와 역할 등을 고려해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 업체에게 부족한 하드웨어, 리테일, 마케팅 등을 지원,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