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새해 벽두부터 세계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차이나 리스크’ 후폭풍이 이번 주에도 이어질 조짐이다.
위안화 평가 절하와 서킷 브레이커 발동으로 중국 증시에 대한 경계심이 잔뜩 높아진 가운데 9년 만의 금리인상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추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위기의 진원지인 중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중국 리스크에 흔들리면서 1900선 아래에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22(1.26%) 떨어진 1893.4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위안화 약세와 미국 고용지표 영향으로 11.70원 급등한 1209.80원을 기록하며 다시 1200원선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7.65포인트(1.02%) 내린 1만6346.45에 거래를 마쳤다. 8일까지 다우지수의 주간 하락폭은 1078달러에 달했다. 이는 리먼 사태 직후 주가가 급락한 2008년 10월 초 1874달러 하락 이후 거의 7년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당일 발표된 작년 12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외 호조를 보이면서 오전에는 매수세가 우위를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17.3엔으로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로 뛰고, 국제유가(WTI 기준)가 12년 만의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다시 고조됐다.
이처럼 주가 하락의 연쇄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지난주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 악화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중심 환율을 하향하고, 서킷 브레이커 발동으로 중국 증시 거래가 정지하면서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가속화했다. 작년 말 대비 상하이종합지수의 하락률은 10%, 위안화 가치는 7일엔 달러당 4년 10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하락하며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주요 증시 중에선 독일의 피해가 가장 심했다. 독일 증시의 DAX30지수 하락폭은 지난주 8%가 넘었다. 중국과 경제적 유대가 강한 아시아 지역도 처참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간 낙폭은 1000엔을 넘어섰다. 대만 가권지수는 지난 7일 4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주에도 불안정한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후지토 노리히로 투자정보부장은 “원유 약세가 지속되면 재정난을 겪는 산유국이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강해져 주가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13일 발표되는 중국의 작년 12월 무역 수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출이 전년 대비 8%, 수입은 11% 각각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위안화 약세 유도로 중국에서의 자금 유출이나 아시아 경제 전체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되기 시작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무역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 시장은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