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선수 뺏긴 두산, KAI 지분 매각 서두르나

입력 2016-01-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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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한화에 KAI 지분매각 시도했지만 수포… KAI 주가 급락에 매각 앞당길 전망

한화테크윈에게 선수를 뺏긴 두산이 한국한공우주산업(KAI)의 지분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주가 하락으로 KAI의 지분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전에 투자자를 확보할 방침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특수목적법인 DIP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KAI 지분 5.0%를 1분기 중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블록딜 매각주관사는 외국계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한화테크윈 블록딜에서도 외국계 투자자가 200만주를 취득한 사례에서 봤을 때, 국내 보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KAI지분 인수에 대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두산이 KAI 지분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한화테크윈의 뜻밖의 지분 매도로 오버행(overhang, 대량 대기물량) 부담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한화테크윈이 KAI 지분을 팔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10.12% 급락했다. KAI의 주가는 당분간 내림세를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두산은 주가가 더 내리기 전에 KAI의 지분을 매각해야만 한다. 6일 종가 기준 두산이 보유한 KAI의 지분가치는 3377억원 규모다.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한화에 KAI 지분 매각을 태핑하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한화테크윈의 KAI 지분 매각은 두산에게 충격이겠지만, 두산 입장에서도 더 가치가 손상되기 전에 KAI지분을 파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다만 두산이 KAI 지분 매각에 나서도 단기간 내에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화테크윈은 당초 카이 지분 5.0%에 대해 블록딜을 추진했지만, 기관들의 참여 저조로 4%의 물량만 성공하는데 그쳤다. 특히 KAI 지분의 할인율은 3~7% 범위 중 최하단인 7%가 적용될 정도로 국내외 기관들의 흥행이 저조했다. 두산이 KAI 지분 매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두산이 KAI 지분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선 블록딜 수요예측시 최소 10%의 높은 할인율을 제시해야 될 것이라고도 평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발을 빼면서 KAI의 가장 유력한 전략적투자자(SI)가 사라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화테크윈의 블록딜 미매각 물량 등 오버행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은 KAI 지분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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