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방산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이 보유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일부를 팔아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예측된 KAI 추가 지분 매입설을 불식시킨 가운데 방산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엔진부품 사업 확대 본격화…글로벌 항공방산업체로 도약 위해= 한화테크윈은 5일 이사회를 개최, 현재 보유 중인 KAI 지분에 대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최대 5%까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KAI 지분 10%를 보유 중인 한화테크윈은 오는 6일 지분 5.01%(주식수 487만3756주)를 양도할 예정이며, 이는 이날 종가기준 3757억6600만원 규모에 이른다. 양도 후 지분은 4.99%(487만3755주)다.
한화테크윈은 이와 관련 “글로벌 항공방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주력사업 투자 재원 마련이 목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에 마련된 자금은 항공기 엔진부품 RSP 계약 참여, 엔진부품 업체 인수합병(M&A) 등 엔진부품 사업 확대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는 한화테크윈이 최근 1년간 미국 P&W, GE 등 글로벌 항공기 엔진 제작사와 총 70억 달러에 이르는 RSP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글로벌 엔진부품 시장에서 그 위상을 높이면서 사업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RSP 계약은 항공기 엔진의 개발, 양산, 보수·관리 등까지 사업의 위험 및 수익을 참여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 방식으로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업체들의 항공엔진 사업수행 형태다. 일반 공급계약에 비해 수익성도 좋다. 한화테크윈이 지난해 P&W, GE와 맺은 RSP계약은 장기공급계약으로 향후 납품이 안정화되면 4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6월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테크윈은 ‘글로벌 항공방산 및 첨단장비 솔루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7월 신비전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돌파하고 2025년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방산ㆍ민수사업을 독립 경영 체제로 재편하는 등 최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의 KAI 추가 지분 매입설 불식= 최근 KAI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지 관심 대상에 오른 한화테크윈이 반대로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번에 매각된 KAI 지분은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가 방위사업부문을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올해 M&A 시장에 매물로 풀릴 것으로 예상된 KAI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불식시키게 됐다.
최근 M&A 시장에서 지난해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까지 인수한 한화그룹이 KAI까지 사들여 방산업계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계속 나왔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화테크윈이 보유 중이던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을 4418억원에 처분하자 KAI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실탄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