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중국발 쇼크에 코스피 시장이 새해 개장 첫날부터 크게 흔들렸다. 코스닥 시장의 전통적인 ‘연초 효과’를 기대하던 투자자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부 악재에도 중·소형주의 연초 흥행은 올해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지난해만큼의 흥행 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연초 효과는 중ㆍ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의 월평균 수익이 매년 1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코스닥 지수의 1·2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4.2%, 3.8%에 달했다. 반면 코스피는 0.6%, 0.2% 상승하는데 그쳤다.
실제로 코스닥 지수는 전날 0.67% 하락했지만, 하루 만에 1% 가까이 상승하며 680선을 회복했다. 지난 연말 상승분을 그대로 되찾은 것이다. 중국 증시 폭락 여파로 2%대 급락 후 소폭 상승에 그친 코스피 지수와 뚜렷하게 대조된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말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기준 올해 대형주의 예상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3.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30% 이상 성장 가능할 것”이라며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초마다 반복되는 대외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의 대형주 ‘팔자’ 쏠림도 중소형주 수급 매력을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급격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중·소형주가 지난해와 달리 ‘반짝 흥행’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주의 가격 부담이 이미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열 신호를 보인다면 과거보다 빨리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지수의 12개월 예상 이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13년 초 10.9배에서 지난해 말 16.9배까지 상승했지만 코스피 PER은 지난해 말 기준 10.6배에 머물렀다”고 분석하며 “코스닥 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 상황에서 상반기 내내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상승 기대가 지난 연말 일정 부분 먼저 반영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장세 초점을 중·소형주의 수익률 호조에 맞추는 것은 좋지만 기대 수익률은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