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하다, 우체국 알뜰폰 제로요금제

2016년 이동통신 업계의 첫 핫이슈는 바로 우체국의 알뜰폰 요금제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기본요금’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온 것일까?

기본요금 0원이라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는 ‘우체국 알뜰폰 제로요금제’부터 살펴보자. 우체국 알뜰폰에 가입만 하면 매월 기본요금 한푼 내지 않고 50분의 음성통화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만약 매월 50분 이내의 음성통화만 이용할 정도로 휴대전화 사용 빈도수가 낮은 사람이라면, 이 요금제는 진짜 ‘공짜’가 된다. 하지만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에겐 사실상 비현실적인 요금제다.

오히려 기본요금 6000원에 음성 230분과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하는 상품이 현실적이다. 월 3만 9900원에 음성과 문자,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데이터의 경우엔 기본 제공량 10GB를 쓰고 나면 매일 2GB를 추가 제공하는 형태다.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해보면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이다. 여태까지 냈던 통신요금이 원망스러워질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이 알뜰폰 요금제의 진가는 단순히 매월 내는 요금이 적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입비도 없고, 우리를 지긋지긋하게 구속하는 약정 기간도 없다. 사용 가능한 단말기만 있다면, 부담 없이 가입해 볼만한 조건이다. 굳이 문제를 꼽자면 최신형 단말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사실. TG앤컴퍼니의 히트작인 루나를 알뜰폰 단말기 라인업에 추가하고, 3만원짜리 우체국 알뜰폰 전용 피처폰을 출시하는 등 다양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참이다.

알뜰폰은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의 우리말 명칭으로,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다른 사업자가 임대해 자체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국민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사명을 띠고 시작했으나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최근 단통법 덕분에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며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그간 복잡한 요금제와 영문을 알 수 없는 기본요금에 뿔난 사용자들이 알뜰폰으로 날아가는 철새가 될지 기대해보자. 혹시 이에 자극받은 이통3사가 타협(?)을 시도한다면 더 좋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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