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아파트가 대한민국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다

입력 2007-05-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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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공간에도 초고층화 바람이 불고 있다. 도곡동 타워펠리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삼성동 아이파크 등을 통해 초고층아파트는 부자들의 거주공간이란 인식이 형성되어 일반아파트에도 초고층 바람이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부산, 인천 등지의 스카이라인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일반아파트까지 마천루 경쟁 확산되기 시작

국내에는 초고층아파트에 대한 정의가 아직 없다. 초기에는 20층 전후를 초고층아파트로 분류하였으나 최근에는 35층 이상을 초고층아파트라 한다. 초고층아파트가 대량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서울의 목동단지부터다. 목동아파트는 총 14개 단지의 392동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매머드급 택지개발지구다. 그 중 20층 주거동이 18개, 19층 주거동이 1개 있다. 이후 분당시범단지에서 28~30층이 지어지는 등 5개 신도시를 통해 더욱 확산되었다.초기에는 초고층아파트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다. 땅의 기운이 제대로 미치지 못해 풍수에 좋지 않다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던 중 타워펠리스가 분양초기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유층의 거주공간이란 인식을 심는데 성공하자 인식의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일반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쳐 삼성동 아이파크가 46층으로 지어졌다. 아이파크 역시 고가아파트 대열에 동참하자 관심이 한층 높아져 인기를 꾸준히 키워나가고 있다.

뛰어난 조망권과 일조권이 장점

현대사회에서 도시의 건축물들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사회·문화적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한다. 각국들은 건물들의 키높이 경쟁이라도 하듯 도심 건물들의 초고층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진이 잦아 고층건물이 들어서기 부적합하다던 일본마저 동경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초고층 빌딩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을 정도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높아지면 당연히 선호하는 주거 패턴도 바뀐다. 건물들의 초고층화가 우리보다 일찍 나타난 선진국들을 보면 초고층아파트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이유는 고층 빌딩의 숲으로 인해 가려지는 조망권과 일조권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멀리 있는 산이나 강이 보이도록 만들어 주거의 질을 끌어올리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런 욕구의 발로다.그 외에도 토지 활용의 경제성을 한층 높여줄 수 있다. 층을 높이면 동일한 용적률이라도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물이 차지하는 면적 비율)을 낮춰 지상의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동간 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불러오므로 그만큼 환풍에 유리하고 사생활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늘어난 지상부분을 삶의 질과 아파트의 가치를 올리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도시화로 부족해진 녹지 공간을 보충하고 산책로나 인공 연못 등을 꾸밀 수 있다.

랜드마크화 전략이 고분양가 불만을 잠재운다.

초고층아파트는 일반아파트보다 건축비가 높아 고분양가를 형성한다. 그런데도 건설사와 수요자들의 이해관계가 잘 맞는 배경은 해당 지역 내의 대표성을 지니는 랜드마크가 되는데 용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초고층아파트는 변두리지역보다는 고분양가를 보여도 수요가 몰리는 요지에 공급되는데다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유리하다. 일단 랜드마크가 되는데 성공하면 건설사는 아파트브랜드의 가치 상승이라는 무형의 이익을, 수요자는 차후 발생되는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사회 구성원들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자 그것이 거주지의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부분도 한 몫 거든다. 분양가가 비싼 만큼 부유층이 주로 몰려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유리하고 층고제한이나 재건축 용적률 제한 등으로 아직까지는 희소성을 갖춘 대상이란 점 역시 관심을 끄는 이유다.

초고층 아파트는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니다.

도심의 효율적 개발을 위해 아파트의 초고층화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서울의 재정비 촉진지구(뉴타운)의 층고 규제가 완화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도 최고 36∼37층짜리 아파트 신축을 허용하는 것도 그 맥락이다. 게다가 분양원가 계산에서 초고층 아파트는 건설비가 더 드는 만큼 가산비를 인정해 주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건설사들이 상대적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초고층 아파트 공급에 주력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주변의 문화와 편의시설 고려해야

초고층아파트를 선택할 때는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까다롭게 판단하여야 한다. 편의시설, 관공서, 학교 그리고 교통의 중심지가 되는 곳을 선택하여야 하는 것은 일반아파트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단순히 층고만 높다고 가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란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고밀도 개발에 따른 인구집중 유발로 주거의 순기능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어디 그뿐이랴. 향후 재건축이 어렵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따라서 무조건 초고층아파트라고 미래가치가 높다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내야 한다. 사회가 고도화되자 원스톱'(one-stop) 라이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처럼 특정 공간 내에서 주거·오피스·쇼핑·업무·휴식을 모두 할 수 있는 복합도시가 이상적인 형태로 간주되고 있다. 국내에서 복합도시 개념을 접목시킬 수 있는 곳으로는 동탄신도시, 송도신도시 등을 들 수 있다. 송도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더프라우가 대략 5천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배경은 가격적인 메리트 이외에도 복합기능을 가진 도시로 건설된다는 미래가치를 높게 산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제는 문화와 편의시설이 일반인의 삶속으로 얼마나 제대로 융화되어 들어온 지역인가 아닌가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 내에 위치한 초고층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만 시간이 흘러도 재건축이 어렵다는 태생적인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분양가가 높은 만큼 지가가 높은 지역에 들어서는 것이 유리하다. 만일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의 규제가 완화되어 대단지의 초고층아파트로 탈바꿈 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므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뉴타운 지역에서의 공급분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 또한 필요해 보인다.

글 : RE멤버스 고종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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