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마지막 개척지로 꼽히는 우주. 이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류의 오랜 노력이 드디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옛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게 1957년. 당시는 미국과 옛 소련 같은 강대국들만 우주개발 경쟁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민간 기업들이 우주 개척에 앞다퉈 나서면서 과거 인터넷 여명기를 방불케 한다.
그리고 여기, 조금은 엉뚱하지만 천재적인 발상으로 우주로의 꿈을 실현해 나아가는 글로벌 기업인 3인이 있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 선장이 남긴 이 말처럼 이들은 인류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민간인으로서 우주 탐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대표적인 인물이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38위에 올랐다. 그는 테슬라모터스의 CEO로서 자동차 산업에, 스페이스X CEO로서 우주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Zip2(1995), X.com(1999), 페이팔(2001) 등으로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가 된 머스크는 2002년 민간 우주 벤처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재활용 로켓을 개발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의 우주 이민이다.
머스크는 Zip2와 X.com, 페이팔 등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 그의 ‘머니 철학’은 분명하다. 돈벌이를 위해 악마로 돌변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목적은 명확하다는 것. 그는 그동안 번 돈들을 지구환경 지키기와 인류를 우주로 이민시키는 데 쓰기로 했다. 괴짜로 알려진 그에게서 나올 법한 발상이지만 이 엉뚱한 발상은 착실히 현실이 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설립한 지 불과 6년 만에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 ‘팰컨1(Falcon1)’을 지구 궤도로 쏘아 올렸고, 2010년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다른 행성에 우주비행을 목표로 하는 대형 2단형 로켓 ‘팰컨9(Falcon9)’의 궤도 진입도 성공시켰다. 로켓의 이름은 SF 영화 ‘스타워즈’에서 빌렸다.
올해 45세 ‘키덜트’ 엘론은 20년 안에 일반인의 화성 여행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다른 행성에서 다른 생명체와 우연히 만날 가능성도 있다”며 자신의 꿈을 단계적으로 실현시켜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만큼 조바심도 만만치 않다. 스페이스X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을 실어 나르는 최초의 민간 업체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ISS로 보내기 위해 쏘아올린 무인 우주화물선 로켓 ‘팰컨9’이 발사 3분 21초 만에 공중 폭발해 망연자실한 경험이 있다. 그는 “우주 공간에 도달 후 착륙 실험에는 실패가 따른다”며 “회수한 로켓을 재활용하면 현재 약 6000만 달러가 드는 발사 비용은 향후 100분의 1로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런 민간기업의 시도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벤처 로켓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저가 로켓이 실현되면 국제 위성발사 시장에서도 미국산 로켓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2014년에 미국 정부의 차세대 유인우주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우주왕복선을 대신해 화물뿐 아니라 우주비행사를 수송하는 사업이다. 또한 스페이스X는 미 공군의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GPS) 위성 발사 수주업체 1호가 될 전망이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공동 출자하는 미국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가 군사위성 시장을 독점해왔으나 미 의회가 이 회사 로켓에 탑재하는 러시아산 엔진의 미군용 이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설립자에 필적하는 천재이자 혁신가로 손꼽힌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대학 졸업식 강연은 그의 몇 안 되는 강연 중 특히 회자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100시간 일해라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모아라 △제품을 만들 때 잡음이 들려도 오로지 제품과 서비스에만 집중해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유행에 휩쓸리지 마라 △젊을 때 위험을 감수해라 등 5가지를 성공의 조건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