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0.7% 올랐다.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미만에 그친 것은 구제금융 위기의 극심한 경기침체 여파가 나타났던 1999년(0.8%)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013년과 2014년에는 2년 연속으로 1.3%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물가안정목표(3±0.5%)의 하단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평균 상승률은 2.9%다.
또한 정부가 연초부터 1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 담뱃값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58% 포인트 끌어올린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0%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1% 미만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악화된 경기 흐름을 반영한 만큼 사실상 디플레이션 위험 수준이란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저유가로 인한 디플레이션을 우려한 바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생산성과 수출 부진에 따른 저물가ㆍ저성장 고착화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2% 상승했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4%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2.1% 올랐으며 생활물가지수는 0.2% 떨어졌다.
이밖에 12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3% 올라 두달째 1%대 상승폭을 확대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12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6%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6.2% 상승했다. 상품은 보합세를 보였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2.9% 올랐다.
양파(128.8%), 상추(53.7%)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공업제품은 작년 같은 달보다 0.4% 올랐다. 도시가스(-17.7%)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7.1% 하락했다.
서비스는 작년 같은 달보다 2.3%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작년 같은 달보다 2.0%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도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집세는 작년 동월보다 2.9% 올랐다. 전세(4.1%)와 월세(0.3%)가 모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