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업체인 AB인베브와 2위 사브밀러의 ‘메가 딜’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아사히맥주’로 유명한 일본 맥주생산업체 아시히홀딩스가 미국 스파클링 음료업체 토킹레인을 500억 엔(약 4834억9500만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협상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사히는 토킹레인의 지분 전체를 취득하는 방향으로 협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토킹레인은 아사히가 처음으로 인수하는 미국 기업이 된다.
토킹레인은 1987년 미국 시애틀에서 문을 연 회사로 탄산수 브랜드인 ‘스파클링 아이스’가 주력 상품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토킹레인의 지난해 음료 생산량은 3억8000만ℓ로 3년 전보다 10배나 성장했다. 미국 음료시장의 과반 이상은 여전히 코카콜라, 펩시 등이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칼로리 없는 탄산수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아사히의 이번 해외 인수·합병(M&A)은 일본 음료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최근 웰빙 지향이 강해진 소비자 기호에 따라 칼로리 없는 탄산수의 수요 증가가 배경이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아사히는 앞으로 칼로리가 없는 탄산수 등 건강에 초점을 맞춘 음료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고 ‘스파클링 아이스’의 판매 확대를 목표로 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수에 따른 그룹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아사히는 그룹의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을 연구·개발(R&D)하고 영업하는 등의 협력체제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앞서 아사히는 지난 2011년 말레이시아 음료 대기업을, 2013년에 인도네시아 식수 대기업을 인수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사업 비중은 여전히 10%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일본 내 경쟁사인 기린홀딩스와 산토리홀딩스는 해외 사업 비중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이에 아사히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AB인베브와 사브밀러의 합병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30%의 ‘맥주 공룡’이 탄생하는 것도 아사히와 토킹레인의 인수 협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합병이 일본 업체에 사업 규모 확대 등 경쟁력 강화를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