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돋보기] ‘르까프’로 잘 알려진 토종 운동화 브랜드 화승의 주인이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투자합자회사로 바뀐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고 제2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승알앤에이는 자사가 보유한 화승 주식 86만8214주 전부를 KDBㆍKTB HS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처분하고 그 처분의 대가로 KDBㆍKTB HS 사모투자합자 회사의 후순위 출자지분을 취득한다고 24일 공시했다.
KDBㆍKTB HS는 산업은행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TB PE가 함께 만든 사모펀드투자합자회사다.
특히 산업은행은 중견기업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창조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한다는 최근의 업무지향점을 반영해 선제적 구조조정 성격의 금융지원 1호 프로젝트로 화승 지분 인수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전진중공업, 리노스, 중외제약,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경영권 지분 및 주요 지분 거래에서 성과를 낸 KTB PE를 공동 GP(PEF 운용사)로 선정해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했다.
화승을 인수한 KDB·KTB HS는 금융권과 연기금 등에서 246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ㆍKTB HS는 확보한 자금으로 2000억원이 넘는 화승의 채무를 바로 정리해 재정 건전성을 높일 예정이다. 남은 자금으로는 화승의 새 브랜드 사업과 기존 브랜드 리뉴얼에 나설 계획이다.
KDBㆍKTB HS는 사양산업으로 평가되던 운동화 제조업과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이 최근 식생활 개선ㆍ건강사업 확대 흐름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패션사업으로 부활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승이 과도한 채무와 유동성 부족을 일거에 해소하는 선제적 재무 구조조정을 통해 신사업 투자와 새로운 브랜드 개발 여력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산업은행과 KTB PE는 화승의 실적이 올라가면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기업공개(IPO) 등을 주도해 투자자본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화승그룹은 모 회사 화승의 재인수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뒀다는 분석이다. 화승알앤에이와 화승인더스트리는 KDBㆍKTB HS에 각각 618억원과 85억원을 투자해 25.01%와 3.46%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화승그룹은 사모펀드투자합자회사에 투자자(LP)로 참여해 모기업 운영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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