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인 롯데월드타워가 22일 오후 상량식을 갖는다. 신 총괄회장의 꿈으로 시작해 수차례의 무산 위기를 견뎌내고, 국내에서 가장 높으면서 세계 5번째 마천루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롯데월드타워가 외관 공사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이 자리에 정작 ‘꿈의 주인공’은 참석하지 않는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을 이유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이 제기된 것에 대해 법원이 조사에 착수한 까닭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신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참석해 ‘롯데의 한·일 원톱 체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칠 계획이다 .
롯데월드타워 준공을 책임진 롯데물산은 이날 오후 2시30분 상량식을 진행한다. 롯데월드타워의 상량식은 길이 7m의 H빔인 대들보를 타워크레인으로 123층 높이에 올려 설치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상량식을 기점으로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123층의 외관이 착공 6년만에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상량식 이후 롯데월드타워는 내부 공사에 집중해 1년 뒤인 2016년 12월 22일 완공을 목표로 한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꿈이다. 첫 구상은 1987년 시작됐다. 롯데그룹은 28년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 부지 바로 옆에 108층짜리 제2롯데월드 구상을 내비쳤다. 이후 1994년 12월 제2롯데월드의 구체적인 계획(지상 108층·고도 450m)을 발표하면서 100층이 넘는 타워 건설이 구체화됐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타워 건설은 보류됐다.
롯데그룹이 계획을 재추진한 것은 2002년이다. 당초 108층(450m)에서 고도를 더 높인 123층(555m) 규모로 증축 추진했다. 2006년 롯데슈퍼타워라는 이름으로 착공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또다시 서울공항과 항공기 이착륙 문제가 불거지며 공사가 중단됐다. 2009년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비트는 대책이 마련되면서 최종 건설 허가가 이뤄지고, 6년 만인 올해 12월 상량식을 열게 됐다.
상량식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총수 일가로는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과 신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 회장은 상량식을 기점으로 인사를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원톱체제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